공무원들이 받는 복지포인트, 월정 직책금 등에 대해 건강보험료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에 대해 건보공단이 반대하고 나섰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의 재정 흑자는 오는 2015년 1321억원을 끝으로 2016년 1조4697억원, 2017년 1조5684억원, 2018년 1조9509억원의 적자를 각각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료 인상폭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했다.

건보공단은 이같은 재정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고위공무원들이 받는 각종 혜택을 손보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건보공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이 받는 복지포인트(맞춤형 복지비) 등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일반 직장인이 받는 모든 수당에 건보료를 매기는 현실에서 공무원만 예외로 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소득세법이나 건강보험법에 따라 공무원의 복지포인트 등에 건보료를 거두는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건보공단이 주장하는 공무원 특혜는 공무원의 건보료를 책정하는 급여 계산에 △복지포인트(맞춤형 복지비) △월정 직책급(직책수당) △특정업무경비(특수활동비) 등이다.

맞춤형 복지비(복지 포인트)는 일반직·교육직·지방직 등 모든 공무원에게 복리후생 증진 명목으로 주는 것으로, 근무연수와 부양가족 등에 따라 포인트를 주고 연금매장이나 병원, 여행·숙박·레저시설, 영화·연극, 학원, 헬스장 등에서 비용을 치르고 영수증을 제출하면 현금으로 계산해주는 방식이다.
 
공무원들은 지난 2011년 기준 한 사람당 연간 평균 80만원 정도의 복지 포인트를 받았다.

지난해 복지 포인트로 책정된 예산은 1조512억원에 달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월정 직책급은 직책이 있는 공무원에게 기관 간 섭외, 내부직원 격려 등 특정직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보전해준다는 명목으로 주는 것으로 영수증 처리조차 필요 없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지난 2011년 기준 과장급 이상 공무원 4만5000명은 매달 40만~90만원을 받았다.

특정업무경비는 정부 각 기관의 수사·감사·방호·치안 등의 특정한 업무를 맡은 공무원에게 주는 것으로 지난해 △청와대 경호실 △국가정보원 △국세청 △경찰청 △법원 등 55개 정부부처와 기관에 배정된 특정업무경비 예산은 총 6524억원에 달했다.

공무원 특혜라 불리는 이 제도는 법제처가 지난 2011년 2월 복지 포인트 등이 예산지침상 복지후생비이자 물건비 등으로 특정용도가 정해져 있는 실비변상적 '경비'일 뿐 근로제공 대가로 받은 보수로 볼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려 건보료 산정대상에서 빠졌다.

건보공단은 이 해석으로 공무원들은 한 사람당 월 2만~3만원의 건보료를 덜 부담하게 됐고 이를 통해 공무원들이 적게 내는 건보료는 지난 2011년 기준 연간 810억원 정도라고 추정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출범 37주년을 맞아 최근 국민편익을 위한 규제개혁 대토론회에서 공무원의 복지 포인트와 월정 직책급, 특정업무경비를 보수범위에 집어넣는 등 보수기준을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건보공단은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에 이 수당이 건강보험법상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보수에 포함되는지를 묻는 공식 질의서를 보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조율하고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 역시 공무원 집단이기에 해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일반 직장인은 모든 보수에 빠짐없이 건보료를 내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기재부와 안행부의 성실한 답변을 기대한다"고 말했다.